책 소개
밀란 쿤데라에 때때로 비교되는 또 하나의 동유럽 작가 아고타 크리스토프,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은 20여 개 국어로 번역되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그녀의 대표작이다. <비밀 노트>에서 <타인의 증거>로, 또 <50년간의 고독>으로 연결되는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소설의 구조는 유럽 대륙에서 한 소도시로, 한 가족에로 시점이 좁혀져간다. 그러나 그 주제는 조금도 왜소화되지 않는다. 절대적인, 영원의 차원까지 깊이 파고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작가의 소리는 저 깊은 곳으로부터 울려나오고 있다.
저자
아고타 크리스토프Agota Kristof
1935년에 헝가리에서 태어나서 2011년에 스위스에서 영면했다. 제2차 세계대전의 포화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18세 되던 해 자신의 역사 선생과 결혼했다. 20세에 아기 엄마가 된 그녀는 1956년 소련 탱크가 부다페스트로 밀고 들어오자 반체제 운동을 하던 남편과 함께 갓난아기를 품에 안고 조국을 탈출했다. 오스트리아를 거쳐 스위스에 정착한 후 친구도 친척도 없는 그곳에서 지독한 외로움 속에 생계를 위해 시계 공장에서 하루 열 시간 동안 노동했다. 27세에 대학에 들어가 프랑스어를 배웠고, 3부작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을 발표함으로써 또다른 유럽의 작가인 밀란 쿤데라에 비교되는 주목받는 작가가 되었다. 『잘못 걸려온 전화』는 그녀가 망명 후 수년간 집필한 짧은 소설이다.
역자
용경식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6년 『동서문학』 제정 제1회 번역문학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 소설 『야간비행』 『자기 앞의 생』 『투쟁 영역의 확장』 『고문하는 요리사』 『어제』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전기 『조지 오웰, 시대의 작가로 산다는 것』 등 다수가 있다.
출판사 리뷰
20여개 언어로 번역된, 이름의 철자 순서만이 다른 쌍둥이 형제 루카스(Lucas)와 클라우스(Claus)의 처절한 운명이 교차하는 삼부작 소설. 소설 전체, 곧 상권과 중권과 하권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는 서로 모순되는 부분이 적지 않아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일일이 적시(摘示)할 수 없을 정도의 모순들을 조작하는 작가의 진정한 의도는 무엇인가? 하권에서 주목되는 것은 작중 화자가 "나"라는 1인칭이 되는 것은 사회주의 체제의 붕괴에 의해서 나타나는 아이덴티티의 회복을 의미한다는 점이다. 크리스토프는 중권과 하권의 에필로그에 해당되는 부분에서 독자들을 예상밖의 미로로 끌어들임으로써 인간 존재와 그 아이덴티티의 불확실성을 끊임없이 암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