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노벨 연구소가 선정한 세계 100대 문학작품
포르투갈의 대표작가 페르난두 페소아의 독특한 자서전
페르난두 페소아는 미국의 저명한 평론가 헤럴드 블룸이 파블로 네루다와 더불어 20세기를 대표하는 시인으로 꼽을 정도로 유명한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작가이다. 20세기 가장 아름다운 일기로 평가받는 이 책에서 페소아는 자신을 베르나르두 소아레스라는 이명(異名)으로 쓰고 있다. 페소아는 평생 70개가 넘는 이명들로 작품을 썼다. 그중에서 직물회사의 회계사 보조로서 초라하고 시시한 삶을 살아가는 소아레스는 그를 창조한 페소아의 인생이 희미하게 반영된 것이다. 생계를 위해서 영어 통신문을 번역하는 페소아의 작업도 소아레스의 작업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페소아 자신도 한 편지에서 소아레스를 “논리력과 활동성이 없는 나”라고 표현했던 만큼 이 책은 페소아의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름다운 문체와 삶을 통찰하는 깊이 있는 사고, 그리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페소아의 눈을 통해서 독자들은 20세기 포르투갈 리스본의 태양 아래에서 빛나는 인생의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페르난두 페소아Fernando Pessoa
1888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태어났으며, 그가 4세 무렵에 아버지가 사망했다. 그후 남아프리카 주재 포르투갈 영사와 재혼한 어머니를 따라 더반으로 이주하여 학창시절을 보낸다. 17세에 리스본으로 돌아온 그는 리스본 대학교에 들어가지만 1년도 채 못 되어 학교를 그만둔다. 이후 그는 영어를 번역하는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그는 「오르페우」라는 평론지에 주요 논객으로 활동했으며, 1918년에는 영어로 쓴 시집을 출판했다. 그의 방대한 분량의 시는 『시집(詩集)』으로 발간되어 중판이 거듭되고 있다. 그는 1935년 47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역자
김효정
역자 김효정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과와 동 대학원을 나왔으며, 비교문학과(박사과정)를 졸업했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와 숙명여자대학교에 출강하면서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아름다운 여름』, 『당신의 고향』, 『아무도 아닌 동시에 십만 명인 어떤 사람』, 『약혼자들』, 『예술과 광고』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불안의 책』은 페르난두 페소아의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원본은 페소아가 자필로 “Livro do Desassossego”라고 써서 한 덩어리로 묶어놓은 것을 바탕으로 연구자들이 그의 원고를 모아 분류한 것이다. 이것은 페소아가 남긴 유일한 산문작품으로 대략 20년 동안 쓴 일기이다. 이 책의 포르투갈어 원서는 1982년에 처음으로 출판되었다. 포르투갈 원서의 출간은 비평계와 출판계에서 중요한 사건이었다. 엄격한 언어학적인 기준에 따라서 편집되었고, 강독하기 힘든 원본의 문제를 해결해준 필사 작업을 거쳤기 때문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 『불안의 책』의 한국어판은 포르투갈 원서를 번역한 포르투갈 문학 연구자인 안토니오 타부키의 이탈리아어 판과 영어판을 참고하여 발췌, 번역한 것이다.
페소아는 베르나르두 소아레스라는 직물회사 회계사 보조의 삶을 통해서 그의 생활과 생각과 감각을 표현한다. 그는 자신의 방에서 그리고 사무실에서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살아간다. 그는 금전출납부에 숫자를 적으면서도 넓은 대양을 꿈꾼다. 장부 넘어 대양이 펼쳐지고 그 위로 배들이 지나간다. 그렇듯 그의 일상은 그 안에서 다양한 세계로 가득하다. 또한 그는 여행의 진정한 즐거움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그가 알던 한 소년은 가장 위대한 여행자였다. 그 소년은 여행 팸플릿과 엽서 그리고 그 여행지가 소개된 자료들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그것들을 통해서 상상 속에서 그곳을 여행할 수 있기 때문에 위대한 여행자이다. 여행의 진정한 즐거움은 상상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아무리 유명한 곳이라도 그곳에 직접 가는 순간 우리는 우리가 알던 것의 추한 복사판을 발견하게 된다고 소아레스는 이야기한다.
이 일기에는 그의 일상의 단면들이 조각조각 담겨 있다. 그중에서 일부를 이야기해보자. 그는 잠들기 위해서 노력한다. 그러나 밤은 그를 잠들게 가만두지 않는다. 결국 그는 피곤한 육신으로 새벽을 맞이하는 순간에만 간신히 잠을 잘 수 있다. 또한 그의 삶은 늘 새로운 것이다. 그가 맞이하는 모든 일상의 풍경들은 결코 어제의 그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듯 소아레스의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거나, 무심코 지나쳤던 일들과 마주하게 된다. 때로는 그의 새로운 시선에 놀라기도 하고 때로는 그의 생각에 공감하게 된다. 소아레스는 우리에게 삶의 단조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편들을 보여준다. 이 책은 작가가 독자들에게 전하는 일상의 위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