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파스테르나크는 르네상스 시대의 전인(全人)을 생각하게 하는 사람으로서, 젊은 시절을 끝없는 정신적 추구에 바쳤다. 1890년 2월 10일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배움과 예술의 분위기 속에 파묻혀 살았으며, 그의 자서전「어느 시인의 죽음」에서 볼 수 있듯이, 예술과 이상을 좇아 방황했다. 이 책에서 그는 어릴 적에 라이너 마리아 릴케와 레프 톨스토이를 알게 되었을 때의 감격에서부터 비롯된 예술에 바친 그의 일생을 얘기하며, 이 책이 완성되기 1년 전인 1930년에 권총으로 자살한 러시아의 미래파 시인 마야코프스키의 충격적인 죽음으로 끝을 맺는다. 그 사이 약 30년 동안에 걸쳐서 한 시인의 생애에 일어난 사건들을 그는 연대기적인 자서전으로서가 아니라 시적인 수필로 엮어나가고 있다.「어느 시인의 죽음」은 흥분을 가라앉힌 감격과 같은 고요함 속의 율동이다. 줄줄이 맺힌 독백 속의 웅변을 들려주는 그의 문체는 씹고 되씹으며 뒷맛을 보아도 좋은 아름답고도 긴 시이다.「툴라에서 온 편지들」의 마지막 장면에서 노인이 느끼는 벅찬 고독과 절망은 파스테르나크의 산문에 뿌리를 깊이 내린 고독의 소리여서, 차라리 그것은 침묵의 감격이라고 해야 옳을지도 모른다.
차례
[자전적 에세이]
어느 시인의 죽음
[단편 소설]
제니아 루베르스의 소녀 시절―길고 긴 나날
제니아 루베르스의 소녀 시절―낯선 사람
하늘의 길
툴라에서 온 편지들
저자
보리스 파스테르나크Boris Pasternak
"보리스 파스테르나크(Boris Leonidovich Pasternak, 1890-1960)는 모스크바에서 출생했다. 유명한 화가인 아버지와 피아니스트인 어머니 밑에서 태어났다. 처음에는 A.N.스크랴빈에게 사사하며 작곡에 뜻을 두었으나, 1909년 모스크바 대학의 역사-철학부에 들어갔고, 1912년 독일의 마르부르크 대학교에 유학하여 신칸트파 철학을 공부했다. 1914년 처녀시집 「구름 속의 쌍둥이」를 출간한 후, N.N.아세예프 등과 함께 미래파계의 시 그룹 ‘원심력(遠心力)’에 참가했다. 초기의 시작에는 A.A.블로크와 R.M.릴케의 영향이 강했으며, 또 동시대의 시인 V.V.마야콥스키의 존재가 항상 의식되었다. 그는 1957년 유일한 장편 「의사 지바고」를 완성했으나 소련 내에서의 발표가 허락되지 않자 이탈리아에서 출판했다. 이듬해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놓고, 또다시 정치적인 소용돌이 속에 말려들어, 러시아 작가동맹으로부터 제명처분되었다. 그는 1960년 모스크바 교외 작가촌에서 외롭게 죽었다.//역자 안정효(安正孝) 1941년 서울에서 태어나서 서강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1975년 번역활동을 시작하여 현재까지 150여 권을 출간했다. 1982년 제1회 한국번역문학상과 1992년 김유정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1999년부터 2002년까지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초빙교수로 재직했다. 저서로는 「하얀 전쟁」, 「은마는 오지 않는다」, 「할리우드 키드의 생애」, 「태풍의 소리」, 「미늘」, 「낭만파 남편의 편지」, 「착각」, 「학포 장터의 두 거지」, 「동생의 연구」, 「한 마리의 소시민」, 「하늘에서의 명상」, 「안정효의 영어 길들이기」, 「가짜 영어사전」, 「번역의 공격과 수비」 그리고 창작론 「글쓰기 만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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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안정효
서강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코리아헤럴드』와 『코리아타임스』 기자를 거쳐 한국브리태니커 편집부장을 지냈다. 1975년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을 시작으로 130여 권을 번역했고, 1982년 존 업다이크의 『토끼는 부자다』로 제1회 한국번역문학상을 받았다. 1977년 수필 『한 마리의 소시민』을 발표했고, 1985년 장편소설 『하얀 전쟁』으로 등단해, 『할리우드 키드의 생애』, 『가을바다 사람들』, 『은마는 오지 않는다』 등을 선보였다. 영문판 『하얀 전쟁』과 『은마는 오지 않는다』가 각각 1989년과 1990년 『뉴욕 타임스』 추천 도서로 선정됐고, 그 외에 덴마크, 일본, 독일에서도 번역 출간됐다. 1992년 『악부전』으로 김유정 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가 겸 번역가 안정효는 2023년 향년 82세로 별세했다.
출판사 리뷰
『의사 지바고』의 저자 파스테르나크와 러시아 혁명시인 마야콥스키의
영적 교감의 기록이자 내면을 향한 끝없는 여로의 기록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는 유명한 화가인 아버지와 피아니스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러시아의 유명화가로 톨스토이의 초상화를 그리기도 했으며, 마리아 라이너 릴케와도 친분이 있었다. 파스테르나크가 이 작품에서 밝혔듯이 그는 어린 시절에 릴케와 우연히 만났다. 또한 그는 그들 집안과 친분이 있던 러시아의 음악가 스크랴빈을 동경하여 학창시절 음악을 공부했고, 작품을 작고하여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스크랴빈의 충고를 따라 법률을 공부했으나, 결국 만족하지 못하고 어머니의 도움으로 마르부르크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당시 마르부르크 대학에서는 헤르만 코헨 교수의 지도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길이 다른 곳에 있음을 깨닫고 공부를 그만두고 이탈리아를 여행한 후에 고국 모스크바로 돌아왔다. 모스크바에서 그는 시에 자신의 삶을 바치기로 하고, 문인들과 함께 문학을 논하게 되었다. 시단에서 그는 러시아 혁명시인 블라디미르 마야콥스키를 보고 그를 존경하게 되었다.
그의 자전적 에세이 『어느 시인의 죽음』은 마야콥스키의 비극적 자살을 시점으로 막을 내린다. 이 작품의 제목인 「어느 시인의 죽음」에서 “어느 시인”이 바로 마야콥스키이다. 파스테르나크는 러시아 혁명을 문학으로 구현한 시인 마야콥스키를 동경했다. 뿐만 아니라 이 작품은 그가 어떻게 시인이 되었는지를 담고 있다.
이 책에는 한 사람의 방황이 그려져 있다. 그는 음악가가 되고자 했으나 자신의 재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른 길을 찾아야 했다. 그가 찾은 길은 철학을 공부하는 것이었으나 그마저도 그의 길은 아니었다. 그래서 그는 세 번째 결심을 하고 시인으로서의 길을 모색하게 되었다. 그는 시인으로서 자신의 내면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한다. 그의 주변에는 반짝반짝 빛이 나는 최고의 시인이 함께 있었다. 그 시인의 시를 들을 때면 그는 주저없이 시인에게 매료되었고, 자신은 왜 시인이 노래한 것들을 알아채지 못했는지에 대해서 고민했다.
파스테르나크는 시로 문단에 등장하기는 했으나 우리에게는 장편소설 『의사 지바고』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 책에는 그의 단편소설들이 소개되어 있다. 단편소설들은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