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
셰익스피어가 그린 권력과 정치, 그리고 악랄한 독재자들
책 소개
어떻게 미치광이 통치자는 권력을 장악하고 나라를 집어삼키는가
그리고 우리는 왜 뻔뻔하고 이기적인 지도자에게 끌리는가
오늘날 가장 중요한 셰익스피어 연구자이자 퓰리처 상에 빛나는 스티븐 그린블랫이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통해서 폭군의 정체를 해부하다
✽ 「워싱턴 포스트」, 「월 스트리트 저널」, 「가디언」 압도적 찬사 ✽
✽ 아마존 선정 최고의 논픽션 ✽ 마거릿 애트우드, 필립 로스 강력 추천 ✽
역사상 동서를 막론하고 수많은 폭군들이 군림해왔다. 사람들은 폭군이 사라질 때마다 역사에 기록하고 후대에 남겨 다시는 폭군이 권력을 잡지 못하도록 경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1세기 오늘날까지 폭군은 사라지지 않고 끊임없이 등장한다. 심지어 민주적인 과정을 거쳤음에도 결과적으로는 폭군이 된 인물도 많다. 왜 우리는 폭정을 완전히 밀어내지 못하는가? 끔찍한 통치자는 어떻게 등장하여 어떻게 권력을 거머쥐는가? 그리고 우리는 왜 폭군에게 이끌리는가?
16세기에 같은 질문으로 고심하던 극작가가 있었다. 500년을 넘어 오늘날까지 전 세계적으로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영문학의 절반은 그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평가받는 위대한 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이다. 이 시대 최고의 셰익스피어 전문가인 스티븐 그린블랫은 셰익스피어의 희곡들을 중심으로, 절대 권력에 대한 군주들의 갈망과 폭정으로 발생하는 사회적인 재난, 그리고 그 속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희망을 위대한 극작가가 어떻게 그려냈는지 낱낱이 밝힌다.
이 책은 현지에서 제45대 미국 대선 이후 발행되어 마거릿 애트우드, 필립 로스 등 현대 거장 소설가들의 추천과 유수의 언론들의 찬사를 받으며 최고의 논픽션으로 꼽혔다. 그린블랫이 길어낸 셰익스피어의 예리한 통찰은 폭군과 폭정에 대해서 고심하는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차례
1 비스듬한 시선
2 편협한 정당정치
3 기만적인 포퓰리즘
4 성격의 문제
5 조력자의 유형
6 승리에 도취한 폭군
7 교사하는 자
8 위대한 자들의 광기
9 몰락과 재기
10 저지할 수 있는 출현
결론
감사의 글
주
역자 후기
색인
저자
스티븐 그린블랫Stephen Greenbaltt
하버드 대학교의 존 코건 대학 인문학 교수이며, 문학 작품을 역사적, 사회적, 정치적 맥락에서 분석하는 접근 방식인 신역사주의(New Historicism)의 주창자이다. 미국 근대문학 연구회의 회장을 역임했고 『노튼 셰익스피어(Norton Shakespeare)』와 『노튼 영문학 개관(Norton Anthology of English Literature)』의 편집장을 맡고 있다. 대표작 『1417년, 근대의 탄생(The Swerve)』으로 전미 도서상(2011)과 퓰리처 상(2012)을 받았고, “오늘날 가장 중요한 셰익스피어 연구자”라는 찬사를 받으며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홀베르 상(2016)을 받았다. 저서로 「뉴욕 타임스」와 「타임」의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세계를 향한 의지(Will in the World)』를 포함하여 『아담과 이브의 모든 것(The Rise and Fall of Adam and Eve)』, 희곡 『카르데니오(Cardenio)』(공저), 『다크 르네상스(Dark Renaissance)』(근간)가 있다.
역자
김한영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예술대학교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했다. 오랫동안 번역에 종사하며 문학과 예술의 곁자리를 지키고 있다. 옮긴 책으로 『천사들의 엄격함』, 『그러나 절망으로부터』, 『질서 너머』, 『빈 서판』, 『지금 다시 계몽』,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나라 없는 사람』,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 등 다수가 있으며, 제45회 한국백상출판문화상 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출판사 리뷰
가장 악랄한 인물들에 대한 간결하면서도 유려한 이야기
그린블랫은 문학 연구와 인문학 전체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세계적인 학자로, 문학을 이해하는 새로운 틀을 제시해왔다. 작품이 쓰인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맥락 안에서 문학을 읽고 해석하는 접근 방식인 신역사주의(New Historicism)의 창시자이자 선구자로서 또 셰익스피어 연구의 최고 권위자로서, 그린블랫은 이 책에서 셰익스피어가 왜 우리의 삶에 여전히 유의미한지를 증명한다.
이 책은 셰익스피어가 독재자의 수중에 들어간 사회의 비극으로부터 결코 눈을 돌리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린블랫에 따르면, 셰익스피어는 맥베스, 리어 왕, 리처드 3세, 코리올라누스 등의 폭군뿐 아니라 폭정이 등장하게 만드는 자들, 즉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음모에 가담하는 정치가와 권력의 꼭두각시, 폭도들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그러나 동시에 당시보다 수 세기 전 혹은 타국을 배경으로 설정함으로써 자신의 시대를 영리하게 비판하는 노선을 취했다고 그린블랫은 지적한다. 토머스 키드, 크리스토퍼 말로 등 셰익스피어와 동시대에 살던 문학가들은 작품으로 민중을 선동하고 왕권을 비난했다는 이유로 고문을 당하거나 살해당했으나, 셰익스피어는 특유의 우회적인 접근 방식 덕분에 권력과 정치의 원리를 해부한 작품을 통해서 오히려 번영을 누렸다.
그린블랫은 대문호의 시대와 작품의 안팎을 충실히 읽어내며 지금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제시한다. 그리고 셰익스피어가 과거를 그리며 당대를 비판했듯이, 셰익스피어를 통해서 현시대의 폭군들에게 일침을 가한다. 셰익스피어가 그린, 폭군이 지배하는 어지러운 사회를 보며 우리는 자연스레 오늘날의 세계 곳곳을 떠올리게 된다. 셰익스피어를 사랑하고, 과거가 현재를 어떻게 비추는지 관심이 있으며, 무엇보다도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에 진심이라면, 그린블랫의 이 책을 지나치지 못할 것이다.
주요 내용
제1장에서는 1580-1590년대 영국 정치의 흐름 속에서 셰익스피어가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를 우선 살펴본다. 당시 영국에서는 언론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았다. 특히 연극은 검열을 받았다. 그 때문에 오늘날 전체주의 정권 아래의 많은 사람들처럼 셰익스피어는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간접적이고 우회적으로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그린블랫은 엘리자베스 1세 시대 말기의 정치 체제와 지배층의 권력 투쟁에 비판적이었던 극작가의 모습을 이끌어낸다. 동시에 셰익스피어가 당대 사람들의 심리는 물론, 사회적인 위기의 원인을 깊이 다루었으며 그 때문에 그의 작품들이 시대를 초월하여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고 강조한다.
뒤에 이어지는 나머지 9개 장에서는 셰익스피어 희곡에 나타난 폭정을 본격적으로 탐구한다. 제2장은 『헨리 6세』 3부작을 중심으로, 일반적인 정치가 폭정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다룬다. 특히 여기에서는 ‘반대를 위한 반대’로 번지는 당파정치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제3장에서는 제2장의 논의를 이어서, 정당이 그저 자신의 이익을 얻기 위해서 왜곡과 기만을 남용하여 반대 세력을 악마화하고, 대중을 조종하기 위해 포퓰리즘을 활용하는 과정을 그린다.
『리처드 3세』를 다루는 제4장부터 제6장까지는 이 책의 중심을 차지한다. 제4장은 폭군의 성격(자기중심주의, 가학적 성향, 지배욕 등)을 분석한다. 이 희곡의 주인공인 리처드 3세는 병적으로 자기애적이며 극도로 오만하다. 그는 무엇이든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고 믿으며, 부하들이 자신의 명령을 수행하려고 허둥지둥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쾌락을 느낀다. 절대적인 충성심을 기대하지만, 절대로 감사하지는 않는다. 그린블랫에 따르면, 셰익스피어는 폭군의 성격을 묘사하는 동시에 그의 악랄함에 관객들(사람들)이 매혹된다는 점을 드러내며, 미치광이 통치자의 매력에 대해서 고찰하게 했다. 한편 제5장에서는 폭군을 탄생시키는 주변 사람들의 유형을 해부한다. 폭군의 주변에는 그에게 속는 자, 그를 두려워하는 자, 그의 위험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 미래를 막연히 믿는 자, 폭군을 이용해 자기 이익을 챙기려는 자 등이 있다. 모두 폭군의 탄생을 수동적이든 능동적이든 묵인하는 자들이다. 제6장에서는 폭군이 마침내 나라를 장악했을 때 드러내는 특징들을 분석한다. 폭군은 결코 만족할 줄 모르며, 자신이 장악한 지위에 불안을 느껴 본인을 제외한 모든 사람을 의심하고, 모든 일에 조급해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자기혐오에 빠지기도 한다.
제7장과 제8장에서는 여러 희곡들을 가로지르며 폭군이 등장하는 배경을 살핀다. 특히 한 나라의 수장이 직책을 맡기에 정신적으로 부적합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탐구한다. 제7장에서는 ‘불안’ 때문에 폭군이 탄생하는 상황을 『맥베스』를 통해 보여주고, 제8장에서는 ‘광기’ 때문에 폭정이 등장하는 상황을 『리어 왕』과 『겨울 이야기』를 통해 이야기한다. 동시에 폭군을 이용하려는 자(맥베스 부인)와 군주의 주변에서 정의를 지키려는 자(코델리아, 헤르미오네)도 살펴본다.
마지막 제9장과 제10장은 『리어 왕』, 『줄리어스 시저』, 『코리올라누스』를 경유하여 폭군이 권력을 잡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 있는지를 다룬다. 그러나 폭정을 억제하는 데에 완벽한 전략은 없다. 폭군이 권력을 장악하는 데에 질서나 필연적인 사건의 순서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다만 그린블랫은 셰익스피어가 저항하는 사람들에 집중했음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리어 왕』에 등장하는 하인은 포로의 눈을 뽑으라는 폭군의 잔인한 명령을 따르지 않겠다고 거부한다. 그린블랫은 이 장면으로부터, 누가 결국 폭군들이 그런 짓을 저지르도록 내버려두는가 하는 질문이 드러난다고 지적한다. 그럼으로써 이 책은 만약 21세기에도 폭정의 역사가 반복된다면, 그 책임은 “폭군”만큼이나 “우리”에게도 있음을 날카롭게 드러낸다.